2009년 8월 12일 수요일

◆ Summer MBA (6) ◆(계속)

작년 대우조선 인수전때 주가…두산↑ 한화↓
불참선언 두산↑…밀어붙인 한화↓
◆ Summer MBA (6) ◆

2008년 여름. 인수ㆍ합병(M&A) 시장 최대 대어로 불리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과열되고 있었다. 포스코와 두산 한화 GS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은 인수전에 대부분 참여했다.

2008년 8월 18일, 두산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은 0.28% 정도 소폭 하락했지만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했던 회사들과 그 계열사의 희비는 상당히 엇갈렸다. 인수 포기를 선언한 두산의 (주)두산두산건설,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은 적게는 1.6%, 많게는 7.5%까지 주가가 올랐다. 시장과 두산 주주들은 두산대우조선해양 인수 포기에 안도했다.

다른 회사들은 어땠을까. 포스코는 이날 주가가 1.53% 빠졌고 (주)GS 주가도 0.67% 정도 내려갔다. 문제는 한화였다. 두산의 이탈로 유력한 인수자로 부상한 한화는 (주)한화가 3.05%, 한화석유화학이 7.17%나 하락했다. 한화증권한화손해보험 주가도 각각 3.67%, 5.68%나 내려갔다.

이러한 주가 움직임은 `시장의 리액션`이다.

두산이 인수 포기를 선언하자마자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것은 두산대우조선해양 인수까지 밀어붙이면 안된다는 시장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이야기다.

M&A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흥분하고 기업도 요동친다. M&A를 냉철하게 판단하려면 이 변화를 침착하게 인지하고 대처하는 시장에만 귀를 기울이면 된다. 이러한 단순한 원칙을 무시하면 M&A는 결국 실패할 확률이 높다.

8월 18일 시장은 한화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극단적으로 보냈다. 당시 한화는 지배구조가 명확하지 않고 자금력도 풍부하지 않아 인수를 위해 엄청난 자금을 계열사에서 조달해야 할 것으로 평가됐다. 즉 한화의 주가 하락은 인수를 포기하라는 시장의 메시지인 것이다.

이후 한화는 한 차례 더 수렁에서 빠져나올 기회가 있었다.

세계 금융시장 붕괴의 시작으로 평가받는 9월 초 불거진 미국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이었다. 이로 인해 금융경색 현상이 심화됐고 자금줄이 막혔다.

자기자본으로만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수 없었던 한화는 이때 다시 한번 시장 메시지를 수용해야 했다. 그러나 한화는 입찰을 밀어붙였고 막대한 손해만 본 채 인수에 실패했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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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1 17:09:3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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