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일 토요일

◆Summer MBA / (1) 하영원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계속

소비자들은 제품서 긍지ㆍ지위도 사고 싶어한다
마켓 드라이빙 이론 배경
◆Summer MBA / (1) 하영원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하영원 교수가 서강대학교 경영대 연구실에서 학생들에게 `마켓 드라이빙`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마케팅 연구는 크게 `계량적 연구`와 `소비자 행동`으로 나뉜다. `마켓 드라이빙` 이론은 소비자 행동 분야의 최근 연구성과 중 하나다.

초기 소비자 연구는 신고전경제학파의 소비자 수요 이론을 전제로 했다. 소비자는 주어진 예산하에서 자신의 효용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선택을 하고, 이는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합리적 행동을 정의하기 어렵고 소비자가 무엇을 어떻게 소비하는지, 소비가 왜 일어나는지 설명이 부족했다. 이후 심리학과 사회학이 소비자 행동 연구에 본격적으로 접목됐다.

로이드의 심리분석 이론을 바탕으로 한 `동기조사`는 심층 면접법이나 집단 면접법 등을 통해 구매 결정에 있어서 심리적 요인을 분석했다. 1960년대 등장한 `사이코그래픽스(psychographics)`는 라이프 스타일을 행위, 관심, 의견 등 사이코그래픽 변수와 인구통계적 변수에 의해 측정하는 식으로 소비자 행동을 설명했다.

1960년대 후반 들어 심리학, 사회학, 인류학을 종합한 소비자정보처리모형(CIP)이 개발됐다. `하워드-셰스 모형`, `엥겔-콜라트-블랙웰(EKB) 모형`, 베트만의 `정보처리모형`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모형은 논리적 의사결정자인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는 데 인지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가정한다. 1968년 처음 개발된 EKB 모형은 이후 다섯 차례 수정을 거쳐 1986년 엥겔-블랙웰-미니아드(EBM) 모형으로 정착됐다. EBM 모형은 소비자의 구매 행동을 `투입→정보처리→의사결정 과정→의사결정 영향요인` 등 4단계에 따라 설명한다.

1971년 랭카스터가 내놓은 `특성이론`도 있다.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를 선택하는 이유는 소득, 가격 등 경제적 요인뿐 아니라 특별한 속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살 때 소비자는 실용적 목적뿐 아니라 승차감, 디자인, 내부 장식 등 제품 특성을 고려해 구매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1980년대 이후에는 쾌락적, 경험적 관점에서 소비자 행동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나타났다. 소비자의 구매행동이 합리적ㆍ논리적 인지뿐만 아니라 정서적 동기로부터 이뤄진다고 본 것이다. 이 관점은 소비자가 정서적 동기에서 구매 행동을 하며 소비과정에서 즐거운 느낌을 경험하고자 한다고 전제한다. 물리적 특성보다는 사랑, 긍지, 지위 등을 표현하는 상징적 가치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소비자의 감성과 잠재의식을 기업이 먼저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는 `마켓 드라이빙` 이론은 이러한 시도의 연장선상에서 주목받고 있다.

[황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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