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9일 일요일

◆ 명품시계 이야기 ⑭ 글라슈테 오리지널◆

글라슈테 오리지널, 투박해도 품위있는 독일시계

기사입력 2010.04.15 17:05:46 | 최종수정 2010.04.15 18:43:42

 


 

독일 차의 문을 보면 묵직하다. 탑승자와 자동차 내부의 메커니즘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다. 독일 시계도 마찬가지다. 겉으로 보기에는 조금 두껍고 투박해 보이지만 정확한 시간을 위한 내부의 장치를 보호하기 위해 묵직하게 만든다. 예쁘게 보이기 위해 초박형 무브먼트(시계의 핵심 장치)를 자랑하는 브랜드도 있지만 독일 시계는 미관보다는 시계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고려한다.

글라슈테 오리지널은 독일 시계를 대표하는 브랜드다. 글라슈테는 1845년 채광산업으로 명성을 날려왔던 독일의 한 지역 이름이다. 당시 지역경제를 주도하던 은광산업이 존폐 위기에 처하자, 정부는 지역을 다시 부흥시킬 만한 새로운 산업을 찾게 된다.

이때 시계 제조업자인 페르디난드 아돌프 랑게가 제안한 것이 시계 제조산업이었다.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된 그는 바로 유능한 시계 제조업자들을 모아 훈련에 들어간다.

당시 상황으로 미뤄봤을 때 말 그대로 `도전` 그 자체였지만 타고난 비즈니스맨이자 시계 제조업자였던 그는 주변의 실력 있는 시계 제조업자들을 불러모았고 글라슈테는 그때부터 케이스, 핸즈, 밸런스를 비롯해 다양한 시계 부품 생산에 착수한다. 이때부터 글라슈테라는 마을의 이름이 정밀한 시계 제조를 뜻하는 단어로 통하게 된 것.

글라슈테에서 생산된 고급 시계의 수요는 날이 갈수록 많아졌다. 1878년에는 시계 제조업자인 모리츠 그로스만이 글라슈테 시계제조 학교를 만들었고, 글라슈테 시계의 모든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시계 박물관까지 설립하게 된다. 현재도 글라슈테에서 제품이 만들어지지만 브랜드 소유는 스위스 스와치그룹이 갖고 있다.

글라슈테 오리지널의 대표 컬렉션은 `마스터피스 1878`이다. 1878년 모리스 그로스만이 시계 학교를 설립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계로 로즈 골드와 화이트 골드 두 가지 제품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130개만 만드는 한정 생산품이다.

2002년 나온 `파노`는 다이얼 전체가 무브먼트처럼 보이게 만든 디자인이 특징이다. 스완 넥 미세 조정 기술이 사용됐다. 이 기술은 글라슈테에서 생산된 시계에서만 볼 수 있는데, 기계장치 모양이 백조를 닮았다고 해서 스완 넥이라 불린다. 무브먼트의 움직임과 속도를 정확하게 조절하는 기능을 지닌 것.

크로노미터 시계인 `세네터`는 무브먼트만을 시험하는 스위스 크로노미터 인증에 비해 시계 전체 자체를 테스트해서 보다 엄격한 독일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았다.

올해 바젤월드 시계박람회를 통해 글라슈테 오리지널은 한 달 알람 기능이 있는 `세네터 다이어리`시계를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글라슈테 오리지널은 무브먼트의 디자인부터 아주 작은 나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자체 공장에서 이뤄어진다. 생산되는 모든 시계가 고유번호를 달고 제조하는 곳에 등록돼 있다. 가격대는 평균 1000만~4000만원대며 투르비용(중력의 의한 시간 오차를 줄여주는 장치)이 장착된 제품은 2억원대를 호가한다.

[김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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