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30일 수요일

◆명품시계 이야기 ◆ 파르미지아니

파르미지아니, 천재 시계복원가가 만드는 신흥 명품

미쉘 파르미지아니
루이비통과 에르메스, 아르마니와 프라다의 차이점은?

전자는 1세기 훨씬 이전부터 마구상에서 출발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전통의 명품인 데 비해 후자는 당대 살아있는 톱디자이너들이 만드는 신흥 명품이라는 점이 다르다. 명품 시계에도 전통을 앞세우는 브랜드와 패션과 디자인을 앞세운 신흥 브랜드가 있다.

국내에 유입된 시계 중 최고가인 10억3000만원짜리 제품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파르미지아니는 이른바 신흥 명품이라 할 수 있다. 1976년에 첫선을 보였으니 30년을 막 넘은 브랜드다.

영국의 팝가수 엘턴 존과 같은 유명인들이 차고 나와 한때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프랭크 뮐러처럼 남다른 브랜드를 찾는 시계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프랭크 뮐러가 고급시계 업계에서 알아주는 시계 명인이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것처럼 파르미지아니는 천재적 시계 복원가로 명성을 얻고 있는 미셸 파르미지아니가 만든 시계다. 1950년생인 그는 스위스에서 매년 선정하는 최고의 마스터워치메이커 톱5에 올라 있으며, 현재도 생명없이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는 시계를 복원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파르미지아니는 복원가가 만든 시계답게 투르비용, 퍼페추얼 캘린더, 미니트 리피트 등의 복잡한 기계식 장치가 들어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시계로 유명하다.

국내에 들어온 10억3000만원짜리 제품 파르미지아니의 `토릭 웨스트민스터 로즈골드` 제품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이다. 이 제품은 영국 웨스트민스터사원의 종소리를 그대로 구현한 게 특징. 시계 내부 4개의 공이 각각 다른 4가지 소리를 내면서 15분 간격, 1분 간격, 1초 간격으로 소리를 들려준다. 시계 측면에서 공을 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디자인했다. 또한 투르비용(중력에 의해 생기는 시간의 오차를 줄여주는 기술)을 1분에서 30초로 줄여 정확성을 가미했다. 다른 명품시계에 장착된 투르비용은 1분에 한 바퀴씩 회전하는 데 비해 `토릭 웨스트민스터`는 투르비용 시간을 1분에서 30초로 줄였다는 것.

파르미지아니 제품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시계와 손목 사이가 뜨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계 옆면에 러그(밴드)와 케이스가 연결되는 부분인 프로파일을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했기 때문. 또한 시계의 핵심부품인 무브먼트부터 핸즈(시계바늘), 다이얼, 케이스, 작은 나사, 헤어스프링(시계동력을 주는 머리카락처럼 생긴 부품), 밸런스 휠, 그리고 가죽 밴드까지 전 제품을 자체 공장에서 생산한다. 연간 생산량은 5000개로 한정돼 있다.

대표적 제품에는 `토릭 웨스트민스터`와 `부가티` 라인이 있다. `토릭 웨스트민스터`는 복잡한 기계장치가 들어가 있는 기능 중심적 제품. 과거 시계에서 영감을 받기 때문에 클래식하고 디자인 면에선 전위적(아방가르드)이고 독창적이다. 최근 출시된 `부가티`는 스포츠카인 부카티 베이런과 협업으로 만든 제품.

자동차 엔진 모양으로 생긴 디자인이 특징이다. 전 세계에 10개만 한정 출시됐으며 국내에도 1개가 들어와 있다. 가격은 4억원 정도다. 파르미지아니는 1997년 유럽의 부동산ㆍ미술품경매회사인 산도스에서 인수했으며, 미셸 파르미지아니는 제품 개발만 하고 있다. 국내에는 올해 들어왔으며 갤러리아 명품관과 롯데 에비뉴엘 명품관 2곳에서 취급한다.

[김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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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4 18:04:02 입력, 최종수정 2009.09.24 18: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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